서양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는 이전 세대 음악이 흘러들어가는 저수지이자 새로운 음악이 생겨나는 수원지였다. 바흐는 독주곡, 기악곡, 성악곡 등 거의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 형식과 장르와 양식과 표현수단을 정리했다. 이는 다시 후대를 위한 길이 되었다. 이런 바흐가 남긴 작품 목록은 누구와 비교하기 힘들 만큼 깊고 넓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까지 연주·녹음·감상된다.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무반주 첼로모음곡, 샤콘느 등은 굳이 찾아 듣지 않아도 광고, 영화, 드라마 등에서 숱하게 듣게 되고, 인벤션과 파르티타, 영국모음곡, 평균율 곡집, 음악의 헌정, 푸가의 기법, 바이올린 협주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마태수난곡, 요한수난곡, B단조 미사곡 등은 애호가의 컬렉션이나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지는 법이 없다.



수백 곡을 작곡한 바흐의 음악 세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칸타타다. 음악학자들은 소실된 곡을 포함하면 칸타타가 바흐 음악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한다. 칸타타는 몇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성악곡을 말한다. 뮐하우젠, 바이마르, 라이프치히의 교회에서 일했던 바흐는 거의 매주 주일에 연주할 칸타타를 작곡해야 했다.



이 칸타타는 루터교 예배에서 설교를 보완하는 역할을 맡았다. 종교혁명의 시작을 알린 루터가 손수 독일어 가사로 된 칸타타를 직접 만들기도 할 만큼, 음악은 루터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흐의 칸타타는 이 전통의 정점에 해당한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교회 칸타타』는 이 가운데 교회 예배용으로 작곡된 칸타타 가사 전곡을 번역하여 수록했다.